칼럼

하가구역재개발 아파트(사진_자료)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와우각상지쟁(蝸牛角上之爭)"이란 말이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장자'가 말했다는 '인간들의 하찮은 싸움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이번 하가구역 정기총회에 대입해서 '달팽이 왼쪽 뿔에는 현 조합장 세력이 오른쪽 뿔엔 전 조합장 편'이 각각 세력을 내세워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를 빗댄 말로 대신하고 싶다. 

하지만 달팽이 뿔위에서 세력을 앞세워 싸워본들 하찮은 소모적 싸움이요, 결국 손해 보는 건 조합원들 뿐이다. 또 밖에서 외부인들이 볼땐 더더구나 하찮은 군상들의 싸움으로 보일 뿐 아니겠는가?

조합장, 상임이사, 이사, 대의원 등은 조합원들을 대신해 심부름이나 하는 종복일 뿐인데, 자신들이 왕처럼 행세를 하며 마치 "돼지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대는 꼴"로 조합을 움직이면 안된다는 점이다.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이라는 소설의 줄거리가 떠오른다. 동물농장의 지도자 돼지 '나폴레옹과 몇 마리의 돼지들'이 '스노블'이라는 상대편의 힘있는 돼지를 몰아내고 권력자 행세하며 다른 동물들 위에서 그들의 권력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동물농장의 헌법(규정)을 보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더욱 평등하다."이다. 조금더 세월이 지나 권력이 커지자 "지도자 나폴레옹은 항상 옳다." 경지로까지 법이 바뀌어버리고, 그들만의 독재 왕국이 되어간다는 이야기 줄거리다. 

지난 9.14 하가구역 정기총회 안건 중에서 '전 조합장과 그의 가족이 분양 신청한 서류'는 "승인 반대", 20년 가까이 봉사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주)유비에스디정비회사도 "계약해지"하고,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이사"도 해임하고, 가을철 추수하듯 싹둑싹둑 자르며 현 임원진들의 입맛에 맞게 바꿨다고 한다.

모든 안건이 조합원의 과반수가 넘는 의결을 거쳤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들이 정상적이었는지 판결을 받아보겠다는 의지를 내세우는 조합원들이 있어 앞으로 사법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안건 결정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점은 2023.12.9 정기총회 관련 총회에 절차상 하자를 들어 재판 중인 본안심판 선고심이 불과 10일 여 앞둔 싯점이라는 것이어서, 혹시 '재판에 영향을 주기위한 무리한 총회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은 사회 통념상 어쩌면 당연한 의혹제기로 볼만 하다. 

또 하나 전주시청에 정보공개청구 결과 "자료 부존재"라는 답변을 받은 내용은 현 조합장이 "차입금"을 빌려 조합에서 비용으로 지출된 공개청구 사안이다. 일부 조합원들에 의하면 그 차입금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고, 개인 통장에서 지출되고, 전주시에 보고 되거나, 승인 받은 바 없어 문제라는 점으로 심각하다는 여론이다.

조합원들의 분양권 인정 요구 집회(사진_굿모닝전북신문)

또, 유비에스디가 아닌 다른 정비업체와 분양신청 업무로 계약을 해 그들이 하가지역에 진출해서 알게모르게 일을 했고, 한때는 그 정비업체가 '세금 체납'으로 하가조합으로 압류장이 날아온 적도 있다는 사실에서 부실한 정비업체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다. 알려진 바로는 전북지역 업체가 아닌 타지역 업체가 진출해 있다는 풍문이고, 이번에 치러진 총회에서 서면결의서 징구와 서면결의서를 취소토록 하는 'OS요원'을 그쪽 정비업체에서 댄 것 같다는 조합원들의 말이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

"서면결의서 취소"는 이번 총회에 반대의사를 가진 조합원들 중 서면결의서를 낸 사람들만 찾아가 반 강제식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당장 취소하라는 권유가 아닌 협박성이었다고 하며, 일부 녹취본이 본사에 제보되기도 해 안타까움이 앞선다.

마지막으로 9.25 본안 판결에서 현 조합측이 패소라도 한다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우려된다. 물론 모든 결과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와우각상지쟁'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편법적 요소가 스며나와 하가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성공을 기원하는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정당한 법집행 및 운영으로 하가구역이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민주적 조합 관리와 운영을 통해 '돼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의 특권의식 역시 없애야 한다. 또한 전주시의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실정에 맞는 지도 감독과 무관심 또는 방치로 직무유기성 행정을 지양하고, 일부 조합원들 말처럼 '전주시장이 고발 당하는 사단'은 사전에 없도록 해야 한다는 바람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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