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교수(사진_sns캪쳐) |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표창원 한림대 융합과학수사과 특임교수가 지난 7일 '죽어가는 경찰대학 정신, 5기 정신' 제하 SNS에 올린글을 소개한다.
[전문]
1987년 전두환 대통령 참석 경찰대학 졸업식 예행연습 도중 학장이 식사를 낭독하며 “경찰대학생들은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하해와 같으신 은혜를 입어…” 믿을 수 없는 내용, 3학년이던 우리 5기는 ‘졸업식 보이코트’를 선언하고 기숙사 옥상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무서운 전두환 독재 치하, 이근안 등 고문 경찰이 득세하고 저격용 소총 든 경호원들이 삼엄한 감시를 하던 때였죠. 우린 목숨을 걸었습니다.
경찰간부들과 선배들이 말리고 이간책을 쓰고 유혹하고… 하지만 버틴 우리, 결국 학장님이 연설문 내용 고치겠다 약속하고 우린 농성을 풀었습니다.
졸업식, 만약 학장님이 약속을 어기면 우린 바로 정문으로 행진해 나가 집단 자퇴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문제의 그 부분, 잠시 멈추고 침묵하던 학장님이 “국민 여러분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로 바뀐 구절을 듣자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 경찰청장 경찰대학 6기, 서울청장 5기, 직전 청장 7기. 모두 당시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특권 특혜 시비에 늘 시달리던 경찰대학의 존립 근거와 이유는 바로 이 ‘경찰대학 정신’ 이었습니다. 어떤 압력이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며 헌법과 법률을 지키며 정의롭게 희생하는. 하지만 눈앞의 승진 유혹과 경쟁을 거치며 그 정신은 퇴색하고 잊힌듯 합니다.
역대 경찰대학 출신 청장 중에 그 정신, 기개, 용기, 정의감을 보여준 이가 없습니다. 누구보다 권력에 충성과 아부를 잘 하는 이들만 보였죠.
끝내 내란죄 공범 혐의자가 된 청장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헌법을 잘 모른다“는 부끄럽고 참담한 자백까지... 조국, 정의, 명예, 경찰대학 정신을 믿고 찾아와준 후배들, 재학생들께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고개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묵묵히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주신 경찰 동료 후배들께도 경찰대학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립니다. 경찰대학에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계셨던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로 마무리했다.
위 SNS 게제 내용 중 "역대 경찰대학 출신 청장 중에 그 정신, 기개, 용기, 정의감을 보여준 이가 없습니다"란 말이 현 경찰조직의 민낮을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용기와 정의감, 기개조차 없는 경찰 조직 수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전국 15만 경찰의 비애가 있고, 또다른 사법기관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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