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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설날 "아버지" 시 2편..
문화

설날 "아버지" 시 2편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1/28 14:17 수정 2025.01.29 11:53
-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 딸들의 친정아버지 생각
- 설날이라 그런지 더욱 애타게 사무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만복을 누리소서(제공-박미혜 시인)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설날을 맞이 해 생활시인들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시 두편'을 엄선해 올린다.

 

백조 박미혜 시인의 <슬픈 설날>은 세상을 등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과거가 아닌 현실로 다가와, "내 딸 사랑한다"고 하실 것만 같은 그리움과 이별의 슬픔이 절절히 묻어난다. 

 

문청 오난희 시인의 <아버지>는 설날이 오면 자전거를 타고 읍내 장으로 가시는 아버지 모습이 눈에 밟히듯 선하게 그려져 있다. 이젠 볼도 움푹 폐여 자전거조차 타기 어려운 흘러간 세월의 야속함에도 아버지 등에 엉겨붙어 장에 가고 싶은 예쁜 딸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두 시인 모두 50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무게와 기다려 주지 않은 안타까움을 설날을 빌어 회상하며 아무도 몰래 눈시울을 훔치는 순수한 어릴적 딸로 돌아간 듯 하다. 

 

조상의 음덕을 그리는 설날, 가족 모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인력으로 막을 수 없나보다. 

 

 

슬픈 설날

 

                                                                                                   백조  박미혜

아버지가 안 계신 

설날을 처음으로 

맞이합니다

 

많이 아프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혼자 계실때면
외로워 

달 뜨면 

창 밖으로 달을 

한참 쳐다보시던

 
그 자리에 

나도 살며서 앉아봅니다

 

하얀 눈이 내립니다

새 마음으로 살라고 

하신듯 합니다

 

빗 방울이 창문에

걸터 앉는 지금
나에게 노크하면서

하시는 말

딸~~~사랑해!

 

아버지(제공 시인 오난희)

아버지

                                                                                                    문청 오난희

어릴적 아버지 등은 참 따뜻했어요

신작로 길을 따라 자전거타고 길을 나서는 아버지

하얀 고무신 신고 새벽 찬바람에 일찍 장터에 나가시는


오늘은 까치까치 설날, 내일은 우리 설날

아버지는 설 장을 보러 나가신다

이제는 주름진 이마, 늙으신 아버지

장보러 가는 모습을 볼 수 없어진

내 아버지
푹패인 삶의 끄트머리

그래도 나는 아버지가 사무치게 좋아요

 

그 옛날 그랬던 것처럼

신작로 길 자전거타고 장터로 나가시는

아버지 등을 붙잡고

같이 장터로 가고 싶어요

 

아버지 오늘은 무엇을 사오시려나
외동딸 늘 설레게 하셨던 내 아버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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