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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민속 명절 시] '대보름날' , '달밥' 소개..
문화

[민속 명절 시] '대보름날' , '달밥' 소개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2/12 16:51 수정 2025.02.13 10:33

시 혜인 박금선, 시화 문청 오난희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우리 민족은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면 온 동네가 떠들썩 해진다. 


지금이야 연휴라하면 해외여행이다 뭐다 해서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향에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이 모여 오곡밥과 귀밝이 술, 각종 나물을 상에 차려 놓고 오손도손 정을 나눈다.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너무나 간절하고, 생존 시 잘 못해드린 일만 생각난다.

 

특히 정월 대보름이면 같이 모여 쥐불놀이, 지신밟기, 달집 태우기, 나물과 오곡밥, 구운김과 고소한 참기름, 들기름 냄새 등으로 온집안에 맛있는 반찬 냄새가 진동했던 모습이 선하고, 어머니는 머리에 흰수건을 질끈 메고 정갈한 옷차림으로 부지런히 음식장만 하던 모습이 너무 그리워서도 그렇다.

오늘은 두 여류시인의 시 두편을 골라봤다. 명절이면 부모님 생각에 작가들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보름달

                                              혜인  박금선

 

    첫 달거리 삶아 넌듯

    빨래줄도 수줍다

 

   졸고 있는 만월에

   바늘 귀 겨우 꿰어

 

   가난에

   헤진 팔굼치 

   새벽닭이 깁는다.

 

  [시작노트]

  첫 생리를 하면 너무 당황하고 부끄럽다 

  밤에 살짝 감나무 밑이나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그 위에

  수건을 덮어 널어 놓는다

  달님도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살짝 숨는다

  어머니는 대보름달이 뜨면 식구들의 헤진 옷가지를 

  새벽닭과 함께 깁었다   - 박금선

 

박 작가의 시는 간결미와 시어를 고르는 치열한 노력이 엿보인다.

헤진 팔꿈치를 밤새워 새벽닭이 울때까지 궤메시던 어머니 모습이 아련하다.

 

[프로필]

아호 혜인 

경남 고성 출생

2020년 청옥문학 수필, 시조 등단

2020년 신정문학 시 등단

 

달과 토끼(사진_자료)

 

       달 밥

                                           백조  박미혜

 

  나 어릴때 엄마가 

  차려준 밥상

  꽃 반찬 구름 국물

  벚꽃 밥 한 그릇

  달달한 밥상인데

 

  내가 커서 엄마에게

  내민 약 밥상

  종이 약 상자들

  건강 약 장수 약

  더 아픈 밥상 약

  하늘 가는 약길이네

 

이 시를 보면 노년의 엄마는 작가 어릴 적 엄마가 아니다.

잔병 치레에 노환에 약 봉지를 달고 사시는 모습이다.

정월 대보름이면 푸짐했던 꽃 반찬, 구름 국물이 이젠 없다. 

 

인간의 생노병사, 자식의 부모님 사랑, 모든것이 시간에 따라 변한다.

'하늘 가는 약길'이란 시어가 가슴을 찌른다.

안타까운 마음을 정월 대보름에 붙여 쓴 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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